An archive of moments and observations

번아웃의 파도를 넘는 법: ‘의지’ 대신 ‘에너지와 데이터’

< 4월, 위기를 맞다 >2월 말 복귀 후 3월 내내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 4월 초, 급격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해야 할 일을 미룬 채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보며 흘려보내는 시간이…

< 4월, 위기를 맞다 >
2월 말 복귀 후 3월 내내 쉼 없이 달렸다. 그리고 4월 초, 급격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해야 할 일을 미룬 채 목적 없이 스마트폰을 보며 흘려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다.

모든 것이 귀찮게 느껴지는 상태.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처음에는 덜컥 겁이 났다. 언젠가는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내가 다시 무기력해지면 어떡하지?” 회사에 복귀 하기 전 가장 걱정되었던 순간이 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보다 조금 성장해있었고 이 위기를 유연하게 넘기고 있는 중이다. 그 과정을 짧게 기록해보려고 한다.


< 달라진 점 >
1. 나의 상태를 객관화하여 인지한다. 정신과 의사들이 ADHD의 특징 그리고 관리법을 소개하는 영상에서 (link) 배운 방법이다. 과거의 나는 무기력함이 들이닥치면 그 속에 잠식되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나의 에너지가 고갈되었음을 먼저 인지한다. 현재의 무기력한 행동이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결과임을 알아채는 것이다.

2.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을 관찰한다 (link, #4). 과거 나의 내면의 목소리는 대개 부정적이었다. 완벽해야 한다거나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미덕으로 여기는 외부의 메시지를 내면화하여 스스로를 몰아세웠다. 그 과정에서 내 감정이나 상태에 대한 존중은 없었다.

3. 내가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을 긍정적으로 바꾸어준다. 나의 부정적 감정은 나의 장점이자 핵심 가치관 (link, #11) 이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이 과정에서의 중요한 지점이다. 나의 경우, 매사에 잘하고 싶은,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그 마음을 ‘나는 그 누구보다 내 자신의 발전과 배움을 사랑하기 때문에 내가 나를 위해 노력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라는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 하는 데에 있었다.

4. 긍정적 메시지를 뒷받침할 ‘증거’를 찾는다. 우리 뇌는 꽤나 똑똑해서 근거 없는 확언은 쉽게 믿지 않는다. 스스로 제시한 긍정적인 메시지가 이미 내면화된 부정적인 메시지를 이기려면 합리적인 논리와 증거들이 있어야한다. 다행히 인지 행동 치료적 접근은 새로운 나의 모습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나의 모습을 그저 긍정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거를 찾기가 쉽고 평소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면 더더욱 쉽다. 기록을 통해 성장을 확인하고, 그 확인이 다시 성장의 동력이 되는 성장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나는 지난 몇 개월간의 운동 기록과 Allie’s Archive 작업 기록들을 떠올리며 ‘나는 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라는 전제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5. 이러한 전제를 두자 자연스럽게 ‘평소와 다르게 의욕이 없네. 내가 지금 한계에 부딪혔나? 그렇다면 왜일까? 내가 그동안 나 자신에게 친절했나?’ 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 낮은 에너지 상태를 인지 → 긍정적인 메시지 → 에너지 회복을 위한 계획


< 돌아보며 >
실제로 아래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지난 며칠 의도적으로 업무 강도를 낮추고 에너지 회복에 집중했다. 나의 쉬어감은 ‘나는 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바탕이 되었을 때 비로소 가능했다. 이 믿음이 없었다면 잠시 주춤하는 순간에 나 자신을 제일 먼저 의심했을 것이고, 그 의심은 질책과 압박으로 이어졌을 것이다. ‘이 정도도 못 참아내면 어떡해?’ 라는 모진 말, 그리고 휴식을 허락하지 않는 몰아붙임.

자신에 대한 의심과 부정적인 마음에서 시작하는 회복은 건강할 수 없다. 이를 멈추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나의 성장을 바라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라는 믿음, 그리고 그간의 노력을 증명하는 기록들이 필요하다. 만약 내가 나를 위한 노력을 멈춘 것처럼 느껴진다면, 자책보다는 스스로에게 충분한 휴식과 친절을 베풀었는지를 먼저 뒤돌아 볼보자.


✔️ 무기력할 때 스스로 해보면 좋은 체크리스트

  • 지금 하고자 하는 일들이 많은지? (했던 일, 하고 있는 일, 못한 일 포함)
    • 지난 일주일 동안 퇴근 후 추가로 야근을 한적이 두 번 이상이다. (Work Threshold)
    • 지난 일주일 동안 회사 업무 외에 몰입해서 처리했던 과제가 세 개 이상이었다. (Brain Capacity)
    • 지난 일주일 동안 우선순위에 밀려나 하지 못한 중요한 일이 있다. (마음의 짐)
  •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는지? (Sleep Quality, Energy Boosters)
    • 지난 일주일 동안 평소보다 늦은 시각에 잠들었던 날이 세 번 이상이다.
    • 지난 일주일 동안 평소보다 과식이나 과도한 군것질을 했던 날이 세 번 이상이다.
    • 지난 일주일 동안 꾸준히 하는 운동을 못했던 적이 두 번 이상이다.
    • 지난 일주일 동안 취미 활동을 하지 않았다 (글쓰기, 독서 등).

(작년 이맘때쯤 찍은 사진, 영국의 세븐 시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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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urica Ovaerenu Ava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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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ongmin 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