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도쿄로 오기 전에 홋카이도를 두 번 여행했다. 그곳에서 처음 우유를 마셨을 때를 아직도 기억한다. 정말 깜짝 놀랐는데 그 이유는 우유가 너무 맛있어서이다.
료칸부터 마트까지 다양한 곳에서 마셔봤는데, 아무리 소박한 편의점의 우유라도 미국에서 마시던 것보다 훨씬 고소하고 담백했다.
그래도 그건 낙농업의 천국 홋카이도라서 가능한 맛일거라는 생각을 하며, 도쿄 여행 첫날, 편의점에서 우유 하나를 사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맛은 홋카이도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맛있었다.
왜 일본의 우유는 이렇게 맛있는 걸까.
예전에 『총, 균, 쇠』라는 책의 ‘혁신을 가져오는 최적 조건’이라는 챕터에서 우연히 일본 우유 산업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아래는 본문 내용).
일본인은 신선한 음식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파는 우유의 유통기한은 하루다. 나와 아내가 아내의 일본인 사촌 1명과 함께 도쿄의 슈퍼마켓에 들렀을 때, 우리는 일본의 우유 유통기한이 3일로 기재된 것을 발견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유가 제조된 날짜, 슈퍼마켓에 도착한 날짜. 그리고 유통기한 하루를 합해 3일이었던 것이다. 일본에서는 아침에 상점으로 보낸 우유가 오늘의 우유로 분류될 수 있도록 항상 자정에서 1분이 지난 후에 우유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만약 우유가 밤 11시 59분에 생산되었다면, 용기의 날짜는 그 우유가 전날 만들어진 것으로 표시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본 소비자들은 누구도 그것을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 북부의 우유 생산자는 일본 서부에서 그 지역의 우유 생산자와 경쟁할 수 없다. 이런 식의 지역 독점은 일본 정부에 의해 강화된다.
내가 살고 있는 뉴욕,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자주 가는 트레이더조에 진열되어 우유들에는 어디에서 왔는지, 언제 만들어졌는지 적혀 있지 않다. 비정상적으로 긴 유통기한만 있을 뿐. 일본의 우유 짜는 기술이 미국보다 뛰어난지, 우유를 처리하는 과정이 더 발달한 것인지 나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다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오늘 만든 우유가 맛 없는게 이상한거 아닐까.
여행을 할수록 느낀다. 어떤 지역에서 유독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그 이유는 대부분 그 음식에 쓰인 재료가 그곳에서 아주 아주 신선하게 공급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만약 맨하탄에서 이런 ‘오늘 만든 우유’를 집집마다 배달해주거나 유명한 레스토랑이나 호텔에 납품하는 사업이 있다면 꽤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왜냐, 나라면 구독 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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